무더운 여름, 운동장이나 야외 현장에서 “더위에 쓰러질 정도면 체력이 부족한 거야”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자주 들은 적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매우 위험합니다. 6월 28일, 대구에서 일하던 현장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의심되어 병원에 실려 간 일이 있었습니다. 온열질환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응급 대응이 1분 늦어질 때마다 회복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경고합니다.
많은 분들이 열사병이 온열질환 전체를 지칭하는 단어라고 오해합니다. 실제로 온열질환은 다양한 단계를 포함합니다.
아래 표를 통해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구분 | 주요 증상 | 체온 | 의식 상태 | 위험도 |
열실신 | 어지러움, 실신, 맥박 약화 | 정상 또는 약간 상승 | 정상 | 낮음 |
열탈진 | 두통, 구토, 어지러움 | 38~40.5℃ | 혼미 가능 | 중간 |
열사병 | 혼수, 발작, 행동 이상 | 40.5℃ 이상 | 의식 저하 | 매우 높음 |
온열질환 중 열사병은 위험도가 매우 높으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체온 조절 기능 자체가 붕괴된 상태로, 신경계 이상과 장기 손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온열질환 증상이 보이면 “일단 물부터 마시게 하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의식이 명확하지 않은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하는 행동은 물이 기도로 들어가 폐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합니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만 수분을 제공하고, 구토나 인지 이상이 있는 환자에겐 구강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따라서 응급처치의 첫 단계는 물이 아니라, 환자의 의식과 반응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취해야 할 4단계 응급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그늘 또는 서늘한 장소로 이동
2단계: 옷을 느슨하게 하고, 젖은 수건·물 등으로 피부를 식힘
3단계: 의식 및 반응 유무 확인 (단순 눈 뜸이 아닌 ‘말에 반응’하는지 확인)
4단계: 즉시 119 신고 및 상태 전달
이때 가능한 한 빨리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사병의 경우, 30분 이내에 체온을 38.9℃ 이하로 낮추는 것이 생사를 가를 수 있습니다(Casa, 2015).
실수로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응급처치도 있습니다. 다음의 3가지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 얼음팩을 피부에 직접 대거나 찬물 샤워 (급격한 냉각)
➡ 저체온증과 말초혈관 수축으로 열 방출 방해
▪ 커피, 에너지음료, 각성제 제공
➡ 심박수와 혈압에 부정적 영향
▪ 의식 없는 사람에게 음료 강제 투여
➡ 음료가 폐로 넘어가 감염(폐렴) 위험
응급 상황에서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섣부른 호의’보다 중요합니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대상자는 더 빠르게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땀샘 발달이 미숙해 체온 조절 능력이 낮고, 노인은 갈증 인지 능력이 떨어져 탈수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당뇨병, 심장병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혈압 조절이 어려워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분들은 운동 시간 단축, 충분한 휴식, 동행자와의 상태 체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중 쓰러진 상황은 단순 탈수보다 체내 열이 제대로 방출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축구, 야구 등 장비 착용 스포츠에서는 열이 피부에서 제대로 발산되지 못해 위험도가 급증합니다. 운동 초반 2~3주간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이며, 이 시기엔 강도 조절과 장비 착용 순서를 체계적으로 계획해야 합니다. 또한 훈련 중 갑자기 멍해진 표정, 반응 저하를 보이면 즉시 훈련을 중단하고 상태를 체크해야 합니다.
“단순히 더워서 그런 거야”라고 넘기면,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온열질환이 조용하면서도 갑작스럽게 다가옵니다. 단 몇 분의 판단과 대응이 생사를 가를 수 있습니다. 오늘 읽은 이 글의 내용을 기억해 두셨다가, 주변 누군가가 더위로 고통받는다면 누구보다 먼저, 정확하게 대응해주세요. 그 상식 하나가 나의 지인 혹은 가족을 지킬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큰언니였습니다!
[참고문헌]
▪ Casa, D. J., DeMartini, J. K., Bergeron, M. F., Csillan, D., Eichner, E. R., Lopez, R. M., ... & Yeargin, S. W. (2015). National Athletic Trainers' Association position statement: exertional heat illnesses. Journal of athletic training, 50(9), 986-1000.
다이어트 하려고 운동했더니 식욕이 더 폭발한다고요? (0) | 2025.07.07 |
---|---|
아빠가 되려면 지금 당장 바꿔야 할 5가지 (2) | 2025.07.04 |
임신 준비만 1년째... 몰랐던 식단과 운동의 함정 (2) | 2025.07.03 |
등산만 다녀오면 무릎이 욱신, 찜질만 하면 안되는 이유 (3) | 2025.07.01 |
아침 유산소 vs. 저녁 유산소, 이 글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2) | 2025.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