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국민 신발, 크록스. 물에 젖어도 금방 마르고, 통풍이 잘되며, 슬리퍼처럼 신기 쉬워 많은 사람들이 장마 기간에 애용합니다. 특히 젖은 신발이 불쾌한 여름 장마철에는 이보다 더 편리한 신발이 있을까 싶어요. 하지만 혹시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이렇게 편하고 가벼운 신발이 과연 건강에는 괜찮은 걸까?' 편의성에 가려 쉽게 지나치지만, 발과 하체 건강 측면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신발이 바로 크록스입니다.
글을 시작하기 앞서, 저는 크록스와 관련 있는 사람이 전혀 아닙니다! 신발 브랜드와도 관련 없습니다! 네버 에버!
과학적인 측면에서 최근 논문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테니, 크록스 우호자 분들 진정해 주세요(참고로 저도 크록스 좋아합니다. 크록스 사랑해요).
대중들에게 실용성 만점으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크록스가 발목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슬리퍼처럼 뒤축이 없거나, 혹은 샌들처럼 신더라도 고무 스트랩이 유연하다 보니 발목의 안정성이 부족합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젖은 바닥에서는 미끄러짐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고무 소재 특유의 접지력 저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구조는 발목 뿐 아니라 무릎, 고관절, 허리까지 전체적인 하체 정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의 자세 유지에도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크록스와 미끄럼 방지 기능 신발을 신었을 때의 생체역학적 차이를 확인한 연구(May, 2015)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과 비교했을 때 크록스를 신은 참가자들은 하지 근육의 근활성도(EMG: Electromyography)가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근활성도가 높으면, 더 많은 근육이 쓰인다는거니까 좋은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저의 대답은 NO! 언뜻 보면 좋은 현상처럼 보이지만, 이는 단순히 더 많은 근육을 쓰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신체가 더 많이 '버티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같은 상황이더라도 신발에 따라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불안정한 구조의 신발을 신은 몸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근육을 더 많이 동원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장시간 착용 시 하지 근피로도 상승과 만성 통증의 위험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크록스를 이용한 또 다른 연구(Chander 2021)도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신발 종류를 신은 상태에서의 균형 능력을 분석했는데, 크록스와 같이 발을 단단히 잡아주지 않는 신발을 신었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균형 유지하는데 부담이 생겼습니다. 특히 젖은 환경에서 미끄러질 경우, 발목을 지지하지 못하는 신발은 넘어짐 사고로 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령자나 평형감각이 떨어진 사람, 장시간 외출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러한 위험성은 더욱 커지죠. 단순히 미끄러짐이 아닌, 발목 염좌, 무릎 비틀림, 넘어지면서 생기는 골절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자자, 크록스를 절대 신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크록스 신으세요! 단, 상황에 맞는 신발을 신으면 그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잠깐 외출하거나, 수영장, 해수욕장 등 물놀이 시에는 여전히 매우 유용한 신발입니다. 하지만 장시간 착용하거나, 장마철처럼 지면이 젖어 있고 미끄러울 위험이 큰 환경에서는 발목과 발 전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구조의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나갈 때 내가 처해있을 상황과 나의 몸 상태에 맞게 신발을 선택하면 됩니다.
‘편하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오히려 우리 몸에 부담을 주고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 이번 장마철엔 꼭 기억해 보세요. 특히 무심코 선택한 신발 하나가 그 날 하체의 피로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발 선택은 곧 건강 선택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신발과 건강을 선택하시겠어요?
지금까지 큰언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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